까치밥 외롭고 슬픗할때면 감나무 아래 기대앉아서 저문 햇빛 수천 그루 노을이 되어 아득하게 떠가는 것 보았습니다 흐르는 노을 그냥 보내기 싫어서 두 손을 꼭 잡고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깜박 밤이 되면은 감나무는 하늘 위로 달을 띄워서 하늬바람 가는 길 내어 주지요 사람들이 사는 곳 어두운 빛은 그만큼 밝았습니다 세상은 달빛 속에 잠들어가고 달빛 또한 세상 속에 잠들어 갈 때 나는 감나무 가지 끝 까치밥 몇 개 글썽이는 눈으로 보았습니다 어머니께서 따지 않고 남겨두어서 하늘까지 올라간 까치밥 몇 개 외롭고 슬픗한 지난 한 해를 사무치도록 아름답게 간직했어요 서종택 시인 제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주택이 많은 골목에 있어요 감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어찌나 감이 주렁주렁한지 지나가는 이마다 눈을 떼지 못하죠 교실에 ..